모건스탠리 보고서가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선언하며 한국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했습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전망 확인하세요.
모건스탠리가 2025년 9월 21일(현지시간) 최신 보고서에서 한국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시각을 뚜렷하게 상향했습니다. 보고서 제목 그대로, AI라는 거대한 조류가 메모리 전반을 끌어올리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본격적인 진입을 선언한 셈입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AI 인프라 확장과 대규모 모델 전환이 촉발한 구조적 수요의 급증. 둘째, 높은 기술 장벽과 비용 부담 때문에 공급이 그 속도를 즉각 따라잡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 두 축이 동시에 맞물리면, 업황은 단순한 경기 순환을 넘어 멀티년(multi-year) 레벨의 재평가 구간으로 진입합니다.
투자 매력적으로 상향

이번 모건스탠리 보고서에서 업종 레이팅은 ‘중립’ 성격의 표현을 벗어나 ‘매력적(Attractive)’으로 제시됐습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가 탑픽(Top Pick) 지위를 유지했고 목표주가가 9만 원대 중반으로 상향됐으며, SK하이닉스는 투자의견이 ‘비중확대(Overweight)’로 격상되고 목표주가가 41만 원 수준으로 대폭 상향됐습니다. 흥미로운 대목은 메모리 메이저에 그치지 않고, 생태계 파급을 감안해 일부 팹리스·주변 수혜주에 대한 톤도 동시에 개선했다는 점입니다. 즉, 이번 상향은 특정 회사 ‘이슈’가 아니라 ‘구조’에 대한 판단 변화입니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하는 수요 측 논리는 명확합니다. 모건스탠리는데이터센터의 AI 학습·추론 워크로드가 급팽창하면서, HBM(High Bandwidth Memory)이 사실상 ‘AI 시대의 표준 메모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HBM은 단가가 높고 공정 난도가 큰 대신, 대역폭과 병렬성에서 기존 DRAM과는 다른 클래스를 제공합니다. 보고서는 HBM 수요가 단순 ‘제품 교체’가 아닌, 총메모리 바이트 당 수익성(Revenue/Bit)을 끌어올리는 구조적 변화라고 규정합니다. 여기에 일반 서버 DRAM의 가격·수요 반등, AI용 eSSD를 중심으로 한 고성능 낸드 수요 회복이 겹치면서, 메모리 전 라인업이 동시에 온기가 도는 구간으로 진입한다는 관찰을 덧붙입니다.
모건스탠리가 보는 공급 측은 더 보수적입니다. 선단 HBM 적층, TSV 공정, 수율 안정화, 미세화 전환, EUV 레이어 확대 등 모든 단계가 돈과 시간이 크게 드는 과제입니다. 설비 반입과 램프업이 계획대로만 흘러도, 폭증하는 AI 수요를 ‘즉시’ 흡수하긴 어렵습니다. 더구나 전력·클린룸·인력·자본 배분에 모두 한계가 존재합니다. 이 조합은 가격의 우상향 바이어스와 마진 개선 기대를 낳고, 밸류에이션의 멀티플 리레이팅을 정당화합니다. 보고서는 이 흐름이 과거처럼 짧고 날카로운 업사이클보다는 더 완만하지만 긴 상향 곡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며, 정점 가능 시점으로 2027년 전후를 가늠합니다. 중요한 건 ‘언제 피크냐’보다, 그 사이에 펀더멘털 업그레이드의 질과 폭이 얼마나 누적되느냐입니다.
모건스탠리가 본 한국 반도체기업의 강점

한국의 강점은 분명합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에서 글로벌 톱티어 라인업과 고객 네트워크, 양산·수율·원가 구조에 이르는 풀스택 경쟁력을 보유합니다. 특히 HBM에서의 공정·적층 역량, 컨트롤러·패키징 최적화, 고객사와의 동반개발(Co-Development) 트랙레코드는 진입장벽 그 자체입니다. 낸드·SSD에서도 데이터센터향, 엔터프라이즈급 제품군이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며, 서버 DRAM은 AI·클라우드 용도의 평균 탑재 용량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 소부장과 생태계의 집적도, 정부 차원의 인프라·세제 지원도 구조적 뒷배입니다.
물론 과제가 없는 건 아닙니다. 첫째, 비메모리(파운드리·로직)에서의 상대적 약세는 중장기 포트폴리오 다변화 관점에서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둘째, HBM 증설과 선단 공정 전환의 비용·수율 리스크는 언제든 실적 변동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셋째, 지정학·규제 변수는 상수입니다. 특정 지역·고객 의존도가 높은 수요가 둔화되거나, 수출 규제·장비 제한 같은 외생 변수가 발생하면 밸류에이션은 빠르게 디스카운트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장 기대가 빠르게 앞서간 구간에서는 ‘실적이 좋다’는 사실만으로 주가가 오르지 않는, 기대-현실 갭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보고서가 갖는 의미는 분명합니다. 첫째, AI로 대표되는 신규 수요가 메모리를 ‘총량’과 ‘품질’ 양 측면에서 동시에 끌어올리는 구조적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둘째, 공급은 물리적·기술적 제약 때문에 경사도가 완만합니다. 셋째, 한국 기업들은 이 변곡점에서 ‘규모의 경제 + 공정 리더십 + 고객 친화적 제품 로드맵’이라는 3박자를 갖추고 있습니다. 넷째, 밸류에이션은 실적만이 아니라 멀티플의 상향(리레이팅)까지 포함해 재평가 여지를 품고 있습니다.
투자 전략으로 내려오면, 몇 가지 원칙이 보입니다. 첫째, 코어는 대형 메모리 듀오(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구성하되, 위성으로 HBM·패키징·검사·소재·부품·장비 등 ‘병목 영역’에 걸친 선택과 집중을 병행합니다. 둘째, 멀티년 사이클에서는 전량 베팅보다 분할 매수가 유리합니다. 업황과 기대가 순환하는 동안 저·고점 구간이 반복되기 때문입니다. 셋째, 2027년 전후로 예상되는 피크 논쟁에 대비해, 이익이 가장 강하게 상향되는 국면에서 일부 이익 실현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사전에 계획합니다. 넷째, 리스크 헤지 수단(현금 비중, 옵션, 상관관계 낮은 자산)을 병행해 예상 밖의 외생 변수에 대응합니다. 다섯째, 비메모리와의 가교를 염두에 두고, 시스템 반도체·패키징·CIS·전력반도체 등으로 연구 범위를 넓혀둡니다. 슈퍼사이클의 뒤편에서는 ‘어디가 다음 병목인가’가 시장의 초점이 됩니다.
기업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탑픽 유지가 말해주듯 포트폴리오와 브랜드, 고객 분산, 낸드·SSD·파운드리까지 걸친 ‘안정 속 성장’이 강점입니다. HBM 적층·패키징 경쟁력의 가시화, 서버 DRAM·eSSD 믹스 개선, 파운드리 고객 다변화가 동시에 진전되면 멀티플 리레이팅의 근거는 충분합니다. SK하이닉스는 HBM에서의 존재감이 분명합니다. 생산 캐파·수율 곡선·고객 인증 트랙이 계획대로 성숙하면 이익 레버리지가 더 크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선단 HBM과 미세화 전환 구간의 수율·비용 관리는 가장 중요한 단기 체크포인트입니다.
중요한 건 ‘속도’와 ‘질’입니다.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사이클의 정점을 날짜 맞히듯 예측하기보다, 지금부터 정점까지의 구간에서 매 분기 누적되는 펀더멘털 업그레이드—매출의 질, 제품 믹스, 마진 체질, 현금흐름, 설비 효율, 고객 다변화—을 더 중시합니다. 이것이 확증될수록 시장은 더 높은 멀티플을 부여합니다. 반대로, 수율 이슈·고객 인증 지연·공급 쇼크·규제 변수 등으로 ‘퀄리티’가 흔들리면, 모멘텀은 생각보다 빨리 꺾입니다. 그래서 분기 실적과 가이던스, 제품 로드맵, 고객 사이드 코멘트, 선행지표(가격·리드타임·재고일수)를 세트로 추적하는 루틴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2025년 9월 21일의 모건스탠리 보고서는 한국 반도체 업종에 대한 ‘관점 전환’을 공식화했습니다. AI가 이끄는 구조적 수요, 제약적인 공급, 리더 기업의 공정·양산 역량, 그리고 그 결과로서의 멀티플 리레이팅. 이 네 줄의 문장만 기억하셔도 이번 사이클의 본질을 놓치지 않을 것입니다. 투자자는 코어-위성 구조로 탄력 있게 운용하되, 병목과 품질을 우선순위에 두고 분할 매수·리스크 헤지를 병행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과열 구간에서는 기대-현실의 간극을 경계하고, 정점 논쟁이 고개를 들 즈음에는 포지션의 질을 더 높일지, 일부 이익을 실현할지에 대한 사전 시나리오를 준비해 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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